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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역사

"크림의 불꽃" – 시작과 끝

"크림의 불꽃" – 시작과 끝

[서막 – 1853년, 겨울]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황궁에서 차르 니콜라이 1세는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는 천천히 창밖을 바라보았다. 흑해 너머로 펼쳐진 광대한 오스만 제국의 영토. 오랫동안 러시아가 바라던 땅이었다.

"오스만 제국은 이제 늙은 사자와 같다. 지금이 기회다." 차르는 조용히 말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러시아군은 다뉴브 강을 넘어 오스만 제국의 영토로 진군했다. 크림 전쟁의 서막이 열리는 순간이었다.


[불길이 타오르다 – 1854년]

젊은 러시아 병사 이반 페트로프는 전쟁이 이렇게 빨리 커질 줄은 몰랐다. 처음엔 오스만 제국과의 작은 충돌로 시작된 것이었다. 그러나 갑자기 영국과 프랑스가 오스만을 돕겠다고 나섰다.

"이게 무슨 일이야?" 그는 동료 니콜라이에게 물었다.

"영국과 프랑스는 러시아가 남쪽으로 내려오는 걸 막고 싶어 하는 거지. 이제 전쟁은 단순한 국경 분쟁이 아니야."

결국, 1854년 영국·프랑스 연합군은 흑해를 건너 크림 반도에 상륙했다. 그들의 목표는 러시아군의 거점 세바스토폴 요새였다.


[지옥이 된 세바스토폴 – 1855년]

"포격이 계속되면, 우리가 버틸 수 있을까?"

이반은 피로에 찌든 눈으로 불타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프랑스군과 영국군의 대포가 쉼 없이 요새를 두들겼다.

"끝까지 싸워야 해!" 니콜라이가 외쳤다.

하지만 러시아군은 점점 밀리고 있었다. 1855년 9월, 결국 세바스토폴은 함락되었다.

이반은 마지막 순간에 무너지는 요새를 뒤로하고 후퇴했다. 그가 돌아보았을 때, 러시아의 깃발은 연기 속에서 사라지고 있었다.


[전쟁의 끝 – 1856년]

1년 뒤, 러시아는 결국 파리 조약을 맺고 패배를 인정했다. 흑해에서 군사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되었고, 러시아의 야망은 좌절되었다.

이반은 폐허가 된 세바스토폴을 떠나면서 생각했다.

"이 전쟁은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을까?"

그는 전쟁의 끝을 목격했지만, 그 불씨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언젠가 또 다른 불꽃이 타오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