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약용의 유배일기

“흙 위에 써 내려간 나라의 미래”

― 정약용의 유배일기

1801년,
정약용은 차디찬 봄바람 속에서 한양을 등지고 있었다.
“남인이란 이유, 천주학을 공부했다는 이유로…”
그는 강진으로 유배를 떠난다.

처음엔 한탄도 많았다.
하루하루가 외로웠고, 무력했다.
그러나 그는 고요한 자연 속에서 다시 깨어났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다시 시작하자.”

유배지에서도 붓을 놓지 않았다.
논어를 풀고, 백성을 생각하고, 새로운 나라의 틀을 그리기 시작했다.

정약용은 탐관오리를 미워했고, 백성의 고통을 기록했다.
“수령은 백성을 어버이처럼 돌봐야 한다.”

그렇게 500권이 넘는 책을 썼고,
그중에서도 _‘목민심서’_는
수백 년이 지나도록 공직자의 거울이 되었다.

유배지의 작은 초가에서,
그는 자식들과 함께 농사를 지었고,
마을 아이들에게 공부를 가르쳤다.

세상은 그를 버렸지만,
그는 세상을 버리지 않았다.

18년의 유배 생활.
마침내 그는 한양으로 돌아온다.
백성의 아픔을 꿰뚫는 사상가, 실학의 거장으로.

정약용은 말한다.
“억울함에 갇히지 말고, 그 시간을 씨앗으로 삼아라.”

“고난은 멈춤이 아니라, 사유의 시작이었다.
정약용, 그 이름은 지금도 묵직하게 울린다.”